독한 사유 일기/독일 이야기 50BELL 2022. 1. 6. 17:00
베를린과 독일의 일부 도시들로 일반화하는 건 불가능하다. '내가 독일을 안다'라고 말하기에 여전히 모르는 것 투성이다. 그래도 그곳에 살았던 짧지 않았던 기간에 한결같이 느꼈던 것이 하나 있다면, 독일은 정말 흡연자들에게만큼은 천국에 가깝다는 점이다. 속칭 길빵은 기본이다. 아이를 안거나 유모차를 밀면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은 몇 번을 봐도 경악스럽다. 임산부가 흡연하는 것도 두어 번 봤지만, 정말로 드문 경우라고 믿고 싶다. 우리나라와 달리 흡연 중에 침을 뱉는 사람들은 보기 힘들다. 반면에, 어디를 가도 하얗고 누런 꽁초들이 바닥을 굴러다닌다. 길 전체가 거대한 재떨이 같다. 과장 조금 보태면, 가을 낙엽만큼이나 많다. 길가에 흔히 마주할 수 있는 주황색 쓰레기통에서 검은 연기가 솟아오르는 모습도 ..
독한 사유 일기/독일 이야기 50BELL 2021. 12. 30. 17:00
베를린 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, 파란색과 분홍색 파이프들이 머리 위로 동맥과 정맥처럼 이리저리 구불거리며 지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. 고풍스러운 건물들과 묘하게 조화를(혹은 대비를) 이뤄 하나의 설치작품을 보는 것 같으면서도, 흉물스럽게 보는 이들도 있다. 개인적으로는 회색 도시에 색의 숨결을 불어넣는 재미 요소라고 생각한다. 정체불명의 파이프들, 도대체 왜 필요한 걸까?'슈프레(Spree) 강'을 따라 '박물관 섬(Museumsinsel)'이 위치한 '프리드리히슈트라쎄(Friedrichstraße)', '알렉산더 플라츠(Alexander Platz)', '이스트 사이드 갤러리(East side gallery)' 등 사실상 공사가 진행되는 곳이라면 어김없이 이 파이프들이 설치되어있다. 무엇을 위해 ..